![]() 2004년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부터 폐회식까지 하루키가 시드니에 머무르면서 쓴 수필식 기사모음이다. 우리나라에선 2008년 7월 15일에 출간되었으니 어지간히도 늦게 출간되기도 한 신간이다. 하루하루 그날의 경기에 대한 소감을 수필식으로 쓰는데 매일의 기록이 날짜별로 모아져 있다. 하루키의 소설보다 수필을 좋아한다는 말을 예전에도 한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여행기가 최고이다. 하루키의 여행기는 무엇보다 먹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즐겁기도 하고 묘사도 비주얼하며 무엇보다 시간 순으로 되어 있어 전체 여행경로를 머리 속으로 따라가다 보면 내 머리 속에서도 같은 여행경로를 다녀온 듯 기억이 또렷한 사진처럼 그려진다. 또, 유명 관광지를 싫어하는 점이 마음에 들고 그의 여행패턴에서 배울 점도 많다. 내가 여행을 갔을 때 즉석에서 어딘가를 가기로 결정하는 건 그에게 배운 게 아닌가 싶다.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특히 그가 좋아하는 달리기가 들어간 종목들(마라톤, 육상, 철인 3종 경기) 및 야구를 중심으로 그가 평상시 관심없던 종목까지 실제 관람기를 생생하게 적어놓았다. 특히 마라톤에서의 선수 심리묘사는 다른 부분과 달리 여러 장을 할애하여 소설처럼 1인칭으로 묘사하였는데 그의 상상력과 표현력, 그리고 선수의 심리파악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그 밖에는 매일 아침 50분씩 달리기, 아침에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햄치즈 샌드위치, 경기장에 갔다가 와서 원고 정리, 동네 펍에서 맥주와 샐러드와 해산물. 이런 일정을 올림픽 기간 내내 반복하며 얼마에 뭘 먹었는지도 다 기록해 두었다 --; 호주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다. 어찌되었든, 먼북소리처럼 아주 한가하진 않지만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그의 느긋함이 묻어나는 (사실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그는 천성적으로 느긋하므로...) 편안한 수필이다. 일류선수가 된다는 것, 금메달을 딴다는 것. 세계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 세상에 딱 한번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이지만 그 중에 내 자신에게, 세상에게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고 간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운의 문제로, 기타 물리적이거나 환경적인 이유로 금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경기가 끝나면 본인 스스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금메달 감인 액티비티였는지 아닌지. 오래 담그어온 열정이 송두리째 보이는 순간들은 보는 이에게 큰 감동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도 현장에서 본 감동은 TV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했다. 사서 벌써 2번 읽었다. 좀 있으면 베이징 올림픽 개막인데, 갑자기 베이징에 가보고 싶어졌다. 베이징 변두리를 어슬렁 거리며 사람들 구경을 하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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